editor: 윤종구더운 날, “뭐라도 가볍게, 하지만 허전하진 않게” 먹고 싶을 때 떠오르는 베트남 음식이 있다면 아마 Gỏi cuốn(고이꿘)일 겁니다. 투명한 라이스페이퍼 안에 새우, 고기, 쌀국수 면, 각종 허브와 채소가 꽉 들어찬 그 롤. 한 입 베어 물면 상큼한 허브와 아삭한 채소, 쫄깃한 면이 동시에 퍼지고, 마지막은 땅콩 소스나 느억맘 소스가 마무리해 주죠.
이 글에서는
- Gỏi cuốn이 정확히 어떤 음식인지
- 베트남 식문화 속에서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 라이스페이퍼·속재료·소스 조합의 원리
- 땅콩 소스와 느억찜(느억맘 소스)의 차이
- 집에서 말아 볼 때의 요령과 주의할 점
까지 한 번에 정리해 봅니다.

Gỏi cuốn이란? – ‘샐러드 롤’의 정의
라이스페이퍼 + 쌀국수 면 + 고기·새우 + 생채소·허브를 돌돌 말아, 땅콩 소스나 느억찜에 찍어 먹는 “샐러드 롤”.
베트남 현지에서는 간단한 간식이자 가벼운 한 끼. 브런치, 가족 모임, 연회 에피타이저까지 어디든 등장하는 만능 메뉴.
튀김 없이도 허브·채소의 상쾌함 + 면·단백질의 든든함을 한입에. 더운 날 “가볍지만 허전하진 않게”를 정확히 찌르는 조합.
아래에서는 이 롤 하나에 숨어 있는 기원·재료·소스·집에서 만드는 법을 순서대로 뜯어볼 거예요.
Gỏi cuốn은 베트남식 생(生) 스프링롤입니다. 돼지고기와 새우, 쌀국수 면(bún), 상추와 각종 허브를 쌀과 타피오카로 만든 라이스페이퍼(bánh tráng)에 돌돌 말아 내는 음식으로, 튀기지 않고 실온에서 그대로 먹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종종 “fresh spring roll”, “summer roll”이라고 부르지만, 베트남어 이름을 직역하면 gỏi(샐러드) + cuốn(말다), 즉 “샐러드 롤”에 가깝습니다. 최근 베트남 음식 전문가들은 쌀국수(Phở), 반미(Bánh mì)처럼, 이 음식도 그냥 “Gỏi cuốn”으로 부르자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샐러드를 라이스페이퍼에 감싼 형태의 가벼운 한 끼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고이꿘의 기원과 베트남 식문화 속 자리
고이꿘의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최근 기사와 현지 셰프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남부 베트남의 따뜻한 기후와 쌀 재배 문화와 깊이 관련된 음식으로 설명됩니다. 남부 지역은 논과 강이 많아 쌀·채소·허브·새우·생선이 풍부했고, 남은 고기나 해산물을 신선한 채소와 함께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먹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설에서는, 농부나 어부들이 들판과 강에서 일할 때 휴대하기 좋은 한 끼 도시락으로 라이스페이퍼 말이 발전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오늘날 고이꿘은
- 쌀국수, 반미와 함께 베트남을 대표하는 인기 메뉴로 소개되고,
- 길거리 노점, 가족 모임, 연회 식전 메뉴, 카페 브런치 등
아주 다양한 자리에서 등장합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간단한 간식이자 가벼운 한 끼” 정도의 위치에 가깝습니다.
라이스페이퍼와 속재료의 원리 – 왜 이렇게 ‘리프레시’한가
라이스페이퍼(bánh tráng)의 역할
고이꿘의 바깥을 감싸는 라이스페이퍼는 주로 쌀과 물, 때로는 타피오카 전분을 섞어 만든 매우 얇은 전병입니다. 건조 상태에서는 딱딱한 원판이지만, 물에 살짝 적시면 투명해지며 탄력 있는 질감으로 바뀝니다.
라이스페이퍼는
- 튀기지 않기 때문에 기름기가 비교적 적고,
- 속재료가 그대로 보일 만큼 얇아 시각적으로도 신선함을 강조하고,
- 한두 장만 사용해도 재료들을 단단히 고정해 손으로 집어 먹기 편한 형태를 만들어 줍니다.
속재료의 기본 구조
전통적인 고이꿘의 속은 대략 이런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탄수화물: 얇은 쌀국수 면(bún)
- 단백질: 삶은 돼지고기(주로 삼겹살·목살) + 삶은 새우
- 채소·허브: 상추, 깻잎과 비슷한 각종 베트남 허브(민트, 타이 바질 등), 숙주, 당근 채, 오이
- 소스: 땅콩 소스 또는 느억찜(느억맘 베이스 소스)에 찍어 먹기
이 조합은 부드러운 면 + 쫄깃한 고기·새우 + 아삭한 채소 + 향긋한 허브가 한입에 겹치는 구조라, 튀기지 않았는데도 씹는 재미와 포만감이 꽤 있는 편입니다. 특히 허브와 생채소 비중이 높아, “샐러드를 다른 형식으로 먹는 느낌”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고이꿘의 대표 유형과 스타일별 차이
돼지고기·새우 기본형
가장 널리 알려진 형태는 돼지고기+새우 조합입니다. 메뉴에서 “Gỏi cuốn tôm thịt(톰 틋)” 정도로 표기되는 경우가 많고, 레시피들을 보면 거의 공통적으로
- 얇게 썬 삶은 돼지고기
- 반으로 저며 넣은 삶은 새우
- 면, 상추, 허브
를 기본으로 합니다.
채식·해산물·소시지 롤
요즘은 전통형 외에도 다양한 변형이 있습니다.
- 채식 롤: 두부, 버섯, 아보카도, 각종 생채소만 넣은 버전
- 해산물 중심 롤: 돼지고기 대신 새우·오징어·생선까스 등을 넣은 버전
- 소시지·구이 고기 롤: 베트남식 구운 소시지(nem nướng)를 넣은 롤이 요즘 베트남·해외에서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속만 바뀔 뿐 “라이스페이퍼 + 면 + 채소·허브 + 소스”라는 기본 구조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땅콩 소스 vs 느억찜 – 두 가지 디핑 소스 이해하기
고이꿘의 맛을 완성하는 것은 소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통적으로는 지역·가정마다 레시피가 조금씩 다른데, 대체로 땅콩 소스 계열과 느억찜(느억맘 소스) 계열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땅콩-호이신 소스 (Tương đậu phộng)
베트남 안팎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소스 중 하나가 호이신 소스 + 땅콩버터를 베이스로 한 땅콩 소스입니다.
- 기본 재료: 식용유, 다진 마늘, 물 또는 육수, 호이신 소스, 땅콩버터, 다진 땅콩, 취향에 따라 칠리 소스
- 맛의 특징: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하고, 땅콩 특유의 고소함이 강해 샐러드 같은 롤에 ‘든든함’을 더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라이스페이퍼 자체는 거의 간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진한 소스에 듬뿍 찍어 먹어야 비로소 맛이 완성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2) 느억찜/느억맘 소스 – 상큼한 피시소스 비네그레트
또 다른 대표 소스는 느억찜(nước chấm) 또는 느억맘쌈 소스(nước mắm chấm)로 불리는 피시소스 베이스의 디핑 소스입니다.
- 기본 재료: 피시소스, 설탕, 라임 또는 식초, 물, 다진 마늘, 다진 고추
- 맛의 구조: 짠맛(피시소스)·단맛(설탕)·신맛(라임·식초)이 균형을 이루고, 마늘·고추가 향과 매운맛을 더해 가벼운 비네그레트 드레싱처럼 느껴집니다.
고이꿘을 이 소스에 찍어 먹으면, 땅콩 소스보다 훨씬 가볍고 산뜻하게 떨어져 더운 날, 맥주 안주 혹은 간단한 한 끼로 즐기기 좋습니다.
- 호이신 소스 + 땅콩버터 + 다진 땅콩이 베이스.
- 짭조름+달콤+고소 조합이라 “샐러드에 메인 소스 입힌 느낌”.
- 든든한 한 끼·맥주 안주로 먹을 때 잘 어울림.
- 피시소스 + 물 + 설탕 + 라임/식초 + 마늘·고추.
- 짠·단·신이 균형 잡힌 상큼한 비네그레트 느낌.
- 더운 날, 가볍고 산뜻하게 먹고 싶을 때 최고의 선택.
집에서 만들 땐 두 소스를 다 준비해서, 같은 고이꿘을 두 가지 성격으로 번갈아 찍어 먹어도 재미있어요.
집에서 Gỏi cuốn 말아 보기 – 기본 가이드
1) 준비해야 할 재료
가장 기본적인 구성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라이스페이퍼
- 삶은 새우, 얇게 썬 삶은 돼지고기(또는 닭가슴살, 두부 등)
- 삶아서 식힌 쌀국수 면(버미셀리)
- 상추, 오이, 당근 채, 숙주
- 민트, 타이 바질 등 향이 강한 허브
- 땅콩 소스 또는 느억찜 소스
재료를 미리 다 삶고 식혀 두면, 그다음부터는 “싸는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어 훨씬 수월합니다.
2) 라이스페이퍼 다루는 법
많은 레시피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요령은 “물에 오래 담그지 말 것”입니다.
- 미지근한 물을 넓은 접시나 볼에 준비합니다.
- 라이스페이퍼를 한 바퀴 ‘슥’ 적신 뒤 바로 꺼내 도마 위에 올립니다. 이때는 여전히 약간 뻣뻣한 느낌이어도 괜찮습니다.
- 속재료를 올리며 10~20초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말기 좋은 상태로 부드러워집니다.
너무 오래 담가서 완전히 물에 불어버리면, 말기 전에 찢어지거나 서로 들러붙어 실패하기 쉽습니다.
3) 예쁘고 먹기 좋은 말기 순서
전문가들은 보통 이런 순서를 추천합니다.
- 라이스페이퍼 한쪽 끝에 새우(색이 예쁜 부분이 겉으로 보이도록)를 먼저 올립니다.
- 그 위에 돼지고기, 허브, 면, 상추를 차례로 겹쳐 올립니다.
- 새우와 속재료 전체를 한 번 단단히 말아 고정한 뒤, 양 옆을 안으로 접어 넣고 끝까지 굴려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말면 한쪽은 주황색 새우가, 다른 쪽은 푸른 상추·허브가 보이면서 시각적으로도 먹음직스러운 롤이 완성됩니다.
-
1. 재료는 “찬 상태”로 준비
새우·고기·면은 모두 삶아서 충분히 식혀 두어야 라이스페이퍼가 덜 찢어지고, 말았을 때 물이 덜 생깁니다. -
2. 라이스페이퍼는 한 번만 “슥” 적시기
미지근한 물에 한 바퀴만 돌리고 바로 도마 위로. 말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집니다. 오래 담그면 찢어지고 서로 들러붙어요. -
3. 새우 → 고기 → 허브·채소 → 면 순으로 쌓기
새우를 먼저 깔아야 겉에서 주황색이 예쁘게 보이고, 상추와 면이 뒤에서 전체를 안정적으로 잡아 줍니다. -
4. 말아둔 롤은 서로 붙지 않게 간격 두기
접시나 밀폐용기에 살짝 기름을 바르거나 잎채소를 깔고 올리면, 라이스페이퍼끼리 들러붙는 걸 줄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예쁘게 안 말려도 괜찮아요. “안 터지고 입에 들어간다”가 1차 목표, 그다음이 모양입니다 😄
Gỏi cuốn을 즐길 때 알아두면 좋은 주의사항·한계
1) 재료의 신선도와 위생
고이꿘은 생채소와 허브, 익힌 새우·고기를 실온에서 그대로 먹는 음식입니다. 따라서
- 상온에 너무 오래 방치된 재료는 피하고
- 여행 중이라면 회전율이 빠르고 손님이 많은 집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수제 고이꿘을 보관할 때도, 라이스페이퍼가 마르지 않도록 랩으로 개별 포장해 냉장 보관하되 가능하면 하루 안에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는 레시피가 많습니다.
2) 땅콩·해산물 알레르기
대표 소스가 땅콩·호이신 소스 기반이고, 속에도 새우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 땅콩 또는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다면 느억찜 위주로 먹거나 소스를 따로 요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다면 새우 대신 돼지고기·닭고기·두부를 사용한 버전으로 주문하거나 직접 만들 때 조절해야 합니다.
3) 피시소스 향에 대한 호불호
느억찜 소스는 피시소스 특유의 향이 있어,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라임·설탕 비율을 조절하면 향은 부드럽고 맛은 상큼한 비네그레트에 가까워지므로, 집에서 만들 때는 취향에 맞게 조금씩 조정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관련 베트남 메뉴와의 비교 – 짜조, 분, 다른 롤들
고이꿘을 이해하려면,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몇 가지 메뉴와 비교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Chả giò(짜조): 라이스페이퍼나 밀피 등으로 속을 싸서 튀겨낸 롤로, 한국의 만두·춘권과 더 가깝습니다.
- Nem cuốn: 고이꿘과 거의 비슷한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 약간 다른 스타일의 생 롤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 분 보 싸오, 분짜 등 분(bún) 계열: 쌀국수 면에 고기·허브·채소를 얹고 느억찜을 부어 먹는 그릇 메뉴로, “라이스페이퍼 없이 그릇에 담긴 고이꿘의 친척” 정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사용하는 소스는 고이꿘에 곁들이는 느억찜과 거의 같은 계열입니다.
이렇게 보면 고이꿘은 베트남 샐러드·분(면 요리)·짜조를 연결해 주는, “허브와 피시소스, 라이스페이퍼”라는 세 가지 공통 요소 위에 서 있는 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메뉴 | 조리 방식 | 구성·식감 | 비슷하게 느껴지는 한국 음식 |
|---|---|---|---|
| Gỏi cuốn | 라이스페이퍼에 속재료를 말아 튀기지 않고 그대로 먹음. | 라이스페이퍼 + 면 + 고기·새우 + 생채소·허브. 상큼·아삭·쫄깃이 동시에 오는 샐러드 롤. | 월남쌈, 혹은 “쌈을 한입에 정리한 버전”. |
| Chả giò (짜조) | 라이스페이퍼·밀피 등에 속을 싸서 튀긴 롤. | 속에 고기·야채·당면 등이 들어가고, 겉은 바삭, 속은 촉촉. 느억찜에 찍어 먹음. | 만두와 춘권 사이 어디쯤. 튀김 만두 느낌과 비슷. |
| 분(bún) 계열 (분짜, 분보싸오 등) | 쌀국수 면 + 고기 + 채소·허브를 그릇에 담아 느억찜을 끼얹어 먹음. | “라이스페이퍼를 생략한 Gỏi cuốn” 느낌. 면과 허브, 고기·채소를 비비거나 찍어 먹는 구조. | 비빔국수 + 샐러드 중간. “그릇에 담긴 고이꿘”처럼 생각해도 좋음. |
이렇게 보면 Gỏi cuốn은 베트남의 샐러드·분·짜조를 연결해 주는 교차점 같은 존재예요.
정리/결론 – 한 입에 말아 먹는 베트남의 샐러드 문화

Gỏi cuốn은 단순히 “튀기지 않은 스프링롤”이 아니라,
- 라이스페이퍼라는 독특한 재료,
- 쌀국수 면과 고기·해산물,
- 생채소와 허브,
- 땅콩 소스와 느억찜 소스의 조합이 만들어낸 베트남식 샐러드 문화의 한 형태입니다.
남부 베트남의 더운 기후와 쌀·허브 중심 식단 속에서 탄생해, 지금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가벼운 한 끼이자 건강한 안주, 인기 에피타이저가 되었죠.
여행을 가서든, 집에서 직접 말아 보든, 고이꿘을 천천히 뜯어보면 베트남 사람들이 어떻게 쌀을 활용하고, 허브와 소스로 맛의 균형을 맞추며, 더운 날씨 속에서 “가볍지만 만족스러운 한 끼”를 만들어 왔는지가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다음에 라이스페이퍼를 손에 쥐게 된다면, 샐러드를 접시에 담는 대신 한 장에 말아 보는 실험을 해 보세요. 땅콩 소스와 느억찜 두 가지를 나란히 놓고 찍어 먹다 보면, “왜 이 음식이 베트남의 대표 메뉴로 불리는지” 입 안에서 바로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 참고 및 출처
- 🔗 Pupswithchopsticks – 관련 정보 페이지
- 🔗 Vickypham – 관련 정보 페이지
- 🔗 Foodandwine – 관련 정보 페이지
- 🔗 En – 백과사전·지식 정리 페이지
- 🔗 Hungryhuy – 관련 정보 페이지
※ 본 콘텐츠는 다양한 공개 자료를 참고해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