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김희중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끼리 “쌀국수 말고 뭐가 제일 맛있었어?”라고 물어보면, 꽤 많은 사람이 “분 보 후에!”라고 대답합니다. 국물은 시원한데 깊고, 향은 강한데 묘하게 중독적이고, 한 그릇 안에 소·돼지·허브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죠.
이 글에서는 분 보 후에가 어떤 음식인지, 쌀국수(퍼)와 뭐가 다른지, 현지에서 어떻게 주문하고 즐기면 좋은지까지 한 번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베트남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이 글을 읽고 “다음엔 꼭 분 보 후에 집부터 찾아가야지” 하는 마음이 들 수 있을 거예요.

분 보 후에는 어떤 음식일까?
분 보 후에(Bún Bò Huế)는 이름 그대로 “후에식 소고기 쌀국수”라는 뜻입니다. ‘분(bún)’은 둥글고 통통한 쌀국수 면, ‘보(bò)’는 소고기, ‘후에(Huế)’는 베트남 중부의 고도(古都) 이름을 뜻해요.
이 국수의 가장 큰 특징은 매콤하고 진한 육수, 그리고 레몬그라스와 발효 새우젓 향입니다. 소·돼지 뼈를 오래 끓여 만든 육수에 레몬그라스, 새우젓, 고추기름이 더해지면서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나죠. 쌀국수가 부드럽고 담백한 느낌이라면, 분 보 후에는 향과 맛이 훨씬 강렬한 편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토핑이 다양하고 푸짐하다는 점입니다. 소고기 살코기와 힘줄, 돼지족발, 후에식 햄(차 루어), 피를 굳힌 선지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있어, 한 그릇만 먹어도 꽤 든든한 한 끼가 됩니다.
후에 왕도에서 태어난 국물 요리
분 보 후에는 베트남 중부 도시 후에에서 시작된 음식입니다. 후에는 과거 응우옌 왕조가 자리 잡았던 옛 수도로, 왕실 음식 문화가 발달했던 곳입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국수 한 그릇도 굉장히 정성스럽게 끓여 내는 것으로 유명하죠.
역사적으로 후에에서는 아침에 따끈한 국수 한 그릇을 먹고 하루를 시작하는 문화가 있는데, 이때 대표적으로 먹는 것이 바로 분 보 후에입니다. 다른 도시로 퍼져 나가면서 레시피가 조금씩 변했지만, “매콤하고 향이 강한 후에식 국물”이라는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국물과 향의 비밀: 레몬그라스와 발효 새우젓
분 보 후에를 한 입 먹으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레몬그라스 향입니다. 후추 같은 매운맛이 아니라, 허브 향이 확 올라오면서 국물 맛이 상큼하게 느껴져요.
여기에 발효 새우젓(맘 루옥, mắm ruốc) 이 더해지면서 국물에 깊은 감칠맛이 생깁니다. 이 새우젓은 그냥 냄새만 맡으면 꽤 강하지만, 국물에 풀어 끓이면 특유의 비릿함이 줄고 구수한 풍미만 남습니다. 많은 현지 레시피에서 “좋은 분 보 후에의 핵심은 레몬그라스와 후에식 새우젓”이라고 말할 정도예요.
보통 국물은 다음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 소·돼지 뼈, 소 사태, 돼지족발 등을 삶아 기본 육수를 낸다.
- 레몬그라스를 듬뿍 넣고 오래 끓여 시원한 향을 우려낸다.
- 발효 새우젓, 피시 소스, 설탕(또는 암석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 마지막에 고추기름(사테) 을 넣어 붉은빛과 매운 향을 더한다.
덕분에 국물 맛은 매콤·짭짤·달콤·시원함이 한 번에 느껴지고, 뒤끝에는 새우젓과 레몬그라스가 남으면서 “한 번 먹으면 잊기 힘든 맛”이라고들 합니다.
면, 고명, 토핑 – 한 그릇 안의 조합
1) 둥글고 통통한 쌀국수 면
쌀국수(퍼)의 면이 납작하고 얇다면, 분 보 후에는 둥글고 통통한 원통형 쌀국수 면을 씁니다. 식감이 탄탄해서, 진한 국물에 오래 담겨 있어도 쉽게 퍼지지 않고 씹는 맛이 살아 있어요.
2) 고기 토핑
가게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표적으로 이런 재료들이 올라갑니다.
- 소 사태, 양지, 힘줄
- 돼지족발(족발 고기만 또는 뼈째로)
- 후에식 돼지고기 햄(차 루어)
- 선지(피를 굳힌 큐브 모양 토핑, 선택 사항)
고기 양이 꽤 넉넉한 편이라 “고기 국수” 느낌이 강하고, 여행 중 든든한 한 끼로 좋습니다.
3) 신선한 채소와 허브
테이블에는 보통 바나나 꽃 채썬 것, 숙주, 상추·양배추 채, 라임, 고추, 각종 허브가 함께 나옵니다. 취향에 따라 그릇에 듬뿍 넣어 먹으면 국물이 더 향긋해지고, 매운 맛도 조절할 수 있어요. 바나나 꽃은 다소 생소하지만, 아삭한 식감이 국물과 잘 어울립니다.
분 보 후에 vs 쌀국수(퍼): 뭐가 다를까?
베트남 면요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가장 헷갈리는 건 “이게 쌀국수랑 뭐가 다른데?”일 겁니다. 핵심만 정리하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어요.
- 국물
- 쌀국수: 맑고 부드러운 소·닭 육수에 향신료(계피, 팔각, 정향 등)를 사용해 은은한 향.
- 분 보 후에: 소·돼지 뼈 육수에 레몬그라스, 새우젓, 고추기름을 넣어 훨씬 진하고 매콤한 맛.
- 면
- 쌀국수: 얇고 넓적한 납작 쌀국수.
- 분 보 후에: 둥글고 통통한 원통형 쌀국수.
- 토핑
- 쌀국수: 주로 소고기(양지, 차돌 등) 또는 닭고기 중심.
- 분 보 후에: 소고기 + 돼지족발 + 햄 + (선지) 등 더 다양하고 푸짐.
- 맛의 인상
- 쌀국수: “부드럽고 향긋한 국물 요리”
- 분 보 후에: “매콤하고 향 강한, 묵직한 국물 요리”
그래서 담백한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쌀국수부터, 매운 걸 좋아하고 향이 강한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분 보 후에를 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 국물 – 소·돼지 뼈에 레몬그라스, 발효 새우젓, 고추기름이 더해진 붉은 육수
- 면 – 둥글고 통통한 쌀국수, 씹는 맛이 강함
- 토핑 – 소고기, 돼지족발, 햄, 선지 등 고기 구성이 매우 푸짐
지역·가게마다 다른 스타일
분 보 후에는 같은 이름이라도 도시·가게에 따라 스타일이 꽤 다릅니다.
- 후에 로컬 스타일
- 상대적으로 더 매콤하고 향이 강함.
- 새우젓 향이 뚜렷하고, 선지·족발이 자주 들어감.
- 아침 시간에만 파는 작은 노점도 많음.
- 호찌민·하노이 등 대도시 스타일
- 손님층이 다양하다 보니, 맵기와 향을 조금 순하게 조절한 가게도 많음.
- 선지를 빼거나 고기 위주로 구성하는 곳이 늘고, 양을 넉넉히 주는 대신 국물은 덜 강렬한 경우도 있음.
관광객이 많은 동네일수록 “향은 살리되 너무 세지 않게” 조절한 버전이 많으니,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대도시의 유명 분 보 후에 집부터 시작하고, 다음에 후에에 가서 원조 스타일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여행자·초보자를 위한 주문 & 맛있게 먹는 팁
베트남 여행 중 분 보 후에를 먹어 보고 싶다면, 아래 팁을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1) 이런 간판을 찾아보자
- “Bún bò Huế”, “Bún bò”라고 적힌 간판
- 메뉴판에 “Bún bò Huế đặc biệt(스페셜)” 같은 문구가 있으면 토핑이 더 풍성한 버전인 경우가 많아요.
2) 주문할 때 써먹을 표현
- “분 보 후에, 조금만 맵게 해 주세요.”
→ “Bún bò Huế, ít cay thôi.” - 선지가 부담스럽다면
→ “Không huyết, cảm ơn.(선지 빼 주세요.)”
이 정도만 말해도 꽤 많은 가게에서 이해해 줍니다.
🗣️한 번에 복사하는 주문 표현
-
분 보 후에, 조금만 맵게 해 주세요.Bún bò Huế, ít cay thôi.
-
선지는 빼 주세요.Không huyết, cảm ơn.
-
족발은 조금만 주세요.Cho ít chân giò thôi.
-
향이 너무 세지 않게 해 주세요.Làm nhẹ mùi thôi nhé.
3) 테이블 세팅 활용하기
분 보 후에 집 테이블에는 보통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 라임 조각
- 고추, 고추기름
- 새우젓, 피시 소스
- 허브와 채소 접시
한두 숟갈 먹어 본 뒤, 입맛에 맞게 라임을 짜 넣고, 더 매콤하게 먹고 싶다면 고추기름을 조금씩 추가해 보세요. 처음부터 양념을 한꺼번에 넣기보다는, 한 번에 조금씩 조절하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여 줍니다.
알레르기·위생·맵기 주의사항
분 보 후에는 현지인들도 사랑하는 음식이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몇 가지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 해산물 알레르기
- 국물에 발효 새우젓과 피시 소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합니다.
- 돼지고기·소고기 섭취 제한
- 돼지족발, 선지 등 돼지고기 토핑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 종교·건강상의 이유로 제한해야 한다면 미리 빼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맵기
- 가게에 따라 꽤 매운 편이라, 평소 매운 음식에 약하다면 주문할 때 “조금만 맵게(ít cay)”라고 말해 두는 게 안전합니다.
- 길거리 음식 위생
-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노점을 찾을 때는, 손님 회전이 빠른 곳을 고르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갑각류 알레르기 있는지 먼저 확인했나요?국물에 새우젓·피시 소스가 들어가니, 알레르기가 있다면 다른 메뉴가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
돼지고기·선지 토핑 여부를 미리 말했나요?종교·건강상 이유가 있다면 주문할 때 “선지/족발 빼 주세요”라고 확실히 요청해 보세요.
-
너무 매운 음식이 괜찮은지 생각해 봤나요?매운 데 약하다면 “조금만 맵게(ít cay)”라고 말해 두면 여행 중 탈이 날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손님 회전 빠른 가게를 고르고 있나요?길거리 노점에서는 재료가 자주 바뀌는 곳이 상대적으로 더 안심하고 먹기 좋습니다.
함께 알아두면 좋은 베트남 면요리들
분 보 후에는 베트남 면요리 세계에서 상당히 개성이 강한 축에 속합니다. 함께 알아두면 좋은 대표적인 국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퍼(Phở)
-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베트남 국수. 맑고 부드러운 소·닭 육수가 특징.
- 분 리에우(Bún riêu)
- 게살, 토마토를 넣어 끓이는 국물로, 시원하고 약간 새콤한 맛이 나는 국수.
- 후 띠우(Hủ tiếu)
- 남부에서 많이 먹는 맑은 돼지·해산물 육수 국수. 국물·비빔 두 가지 형태로 즐길 수 있음.
이들을 함께 비교해 보면, 분 보 후에는 “매운맛과 향이 가장 강한, 중부를 대표하는 국수”라는 위치가 더 잘 드러납니다.
마무리: 베트남 여행에서 꼭 한 번은 만나야 할 그릇

정리해 보면, 분 보 후에는
- 후에에서 태어난 매운 레몬그라스 국물의 쌀국수이고,
- 소·돼지 뼈 육수에 새우젓과 고추기름을 더해 깊고 중독적인 맛을 만들며,
- 둥근 쌀국수 면과 푸짐한 고기·허브 토핑까지 더해져 한 그릇으로도 꽤 든든한 한 끼가 되는 음식입니다.
쌀국수만 먹고 돌아오기엔 베트남 음식 세계가 너무 넓습니다. 다음에 베트남을 찾게 된다면, 한 번은 “오늘은 분 보 후에 집 가볼까?” 하고 길을 나서 보세요. 레몬그라스 향이 확 올라오는 빨간 국물 한 숟갈에, “아, 사람들이 왜 이걸 그렇게 찾는지 알겠다” 싶은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 참고 및 출처
- 🔗 Vietnamnomad – 여행·관광 관련 정보
- 🔗 Greatist – 관련 정보 페이지
- 🔗 Marcwiner – 관련 정보 페이지
- 🔗 En – 백과사전·지식 정리 페이지
- 🔗 Savourthepho – 관련 정보 페이지
※ 본 콘텐츠는 다양한 공개 자료를 참고해 작성되었습니다.
